책리뷰

영어책 1천 권의힘 - 강은미

쭈니의아빠 2023. 3. 2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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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영어에 능통한 아이로 키우고자 한다면 학원에만 의존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학원만 보내 놓으면 학원이 알아서 다 해 줄 거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지나칠 정도의 관심은 나쁘지만 무관심이나 방관은 더 큰 문제다. 가정에서 엄마가 먼저 영어를 가까이하고, 영어 공부에 모범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미국에 거주하는 동안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오면 아이보다 먼저 읽고 아이에게 걸림이 될 만한 단어를 미리 찾아 두었다.

그리고 단어 카드를 만들어 단어 게임을 하면서 단어를 익히게 했다. 단어 카드를 이용한 문장 만들기 놀이도 했다. 그렇게 해서 만든 단어 카드가 와이셔츠 상자로 10상자가 넘었다.

사실 아이에게 영어 동화책을 읽어 주면서 아이보다 나 자신이 가장 크게 성장한 것 같다.


엄마부터 영어를 사랑하라

엄마는 아이가 영어라는 장거리 달리기를 할 때 옆에서 같이 달리며 페이스 조절을 도와주는 페이스메이커 같은 존재이다. '의사집안에서 의사 나오고 연예인 집안에서 연예인이 나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환경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엄마가 영어를 사랑하고 자신의 영어 그릇을 키우고자 노력하고 짧은 영어 실력이라도 자신감을 가지고 영어로 대화하고자 노력한다면, 아이 역시 영어를 좋아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엄마가 집안 분위기를 좌우한다. 엄마가 아이의 미래와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잊은 채 책 읽는 즐거움에 파묻혔었다. 이런 자발적이고도 즐거운 책 읽기 시간이 누적되면서 아이의 영어 실력이 쑥쑥 자라났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영어책 읽는 것이 너무 즐거워서 시간가는 줄모르고 다음에 이어질 이야기가 궁금해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런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영어책 읽기가 얼마나 즐거운 경험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적어도 이 아이들에게 영어는 억지로 공부해야 하는 어려운 과목이 아니다. 자신의 수준에 맞는 쉽고 재미있는 책을 최대한 많이 읽는 것, 이보다 더 효과적인 영어 공부 방법은 없다.

셋째, 주도적인 영어 학습이 가능하다
영어책 읽기는 부모나 교사가 일방적으로 답을 주거나 지식을 전달하지 않는다. 어른들이 알고 있는 내용을 아이들에게 강제로 주입시키지 않는다. 스스로 좋아하는 영어책을 선택하고 그 책을 끝까지 읽고 성취감을 느끼도록 이끌어 준다. 자신의 수준에 맞는 영어책을 읽으며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고, 책을 읽은 후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 내용을 말해 주고 싶은 마음을 느끼게 해 준다.


아이의 수준과 흥미에 맞게 영어책을 읽으면 아이들은 영어를 '공부한다'는 느낌이 없이 즐겁게 배울 수 있다. 왜냐하면 인간의 뇌는 선천적으로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즐겁다고 느끼는 일에 대해서는 강한 집중력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억지로 단어를 외우게 하고 문법을 가르치지 않아도 영어책을 즐겁고 재미있게 읽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영어 실력이 향상되는 것이다.

 

코치는 아이 안에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잠재력이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코치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다. 아이에게 잠재력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억지로 끌어당기거나 일방적으로 가르치지 않는다. 아이 스스로 자신이 가진 능력과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꽃 피울 수 있도록 옆에서 힘과 동기를 부여해 준다.

코칭의 관점에서 보자면, 학습의 주도권이 엄마가 아니라 아이에게 있다. 엄마의 역할을 교사가 아닌 코치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굳이 엄마의 영어 실력이 탁월해야 할 필요가 없다. 영어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운동 경기로 치자면 아이는 경기장 안에서 경기하는 선수이고 엄마는 선수가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내도록 경기장 바깥에서 동기를 부여하고 격려하는 사람이다.

엄마가 지나치게 영어에 대해 많은 지식과 열정을 가지고 앞서 나가면, 아이는 도리어 위축감을 느끼고 영어에 대해 부정적인 마음을 가질 확률이 높다. 영어 공부의 주도권을 아이가 아니라 엄마가 잡고 있으면 아이와 관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영어 실력도 향상되지 않는다 영어 공부는 평생 해야 하는 것인데, 이보다 더 비극적인 것은 없다.


영어만이 아니다. 인생 전반에 있어 부모는 아이에게 교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부모는 철저하게 코치로서 존재해야 한다. 무엇인가를 더 넣어 주고 심어 주려고 하지 말라. 아이 안에는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아이가 가진 그 많은 것을 자신감을 가지고 아웃풋할 수 있도록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는 것이 코치 엄마가 해야 할 역할이다.

칭찬하라고 했다. 아이가 못하는 부분이 아니라 이미 아이가 가지고 있는 것을 크게 보고 그것을 칭찬하고 격려할 때 아이는 자신감을 얻어 더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이것이 코치 엄마의 역할이다.

코치 엄마는 아이 안에 배움에 대한 욕구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다. 아이는 누구나 성장하고 싶어 하고 탁월해지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다. 아이 안에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충분히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코치 엄마는 자신의 그 알량한 영어 실력으로 아이를 끌어당기지 않는다. 아이의 잠재력과 능력을 믿어 주고 스스로 그것을 최대치로 발현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 준다. 수준에 맞는 좋은 교재를 찾아 주고 아이가 즐거운 마음으로 집중할 수 있도록 심리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아이가 작은 변화와 성장을 보이더라도 감탄하고 축하하고 기뻐하면서 아이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신뢰하는 방법을 알게 해 준다.


사실 아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독후 활동이다. 그냥 읽는 것으로 끝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단순히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독후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우리가 책을 읽는 최종 목적은 결국 아웃풋, 즉 자신의 생각을 말과 글로 표현하는 것이다.

환경이 더 중요하다.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자아상이 부정적이고 낮은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어도 실력이 향상 되지 않는다.

가장 먼저 엄마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할 것은 다른 아이와 비교하거나 경쟁하게 만드는 것이다. '누구는 영어를 얼마만큼 한다는데, 영어책을 어느 정도 읽는다는데, 영어 리딩 레벨이 얼마가 나왔다던데' 하는 말은 아이 앞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된다. 엄마는 그냥 지나가는 말로 할 수도 있지만 아이는 무의식중에 이 말을 마음에 새긴다. 그리고 엄마를 기쁘게 해 주고 싶다는 생각에 어떻게 해서든 그 아이를 이기겠다는 경쟁심을 갖게 된다.

이런 비교나 경쟁이 아이의 영어 공부에 어느 정도 동기를 제공하고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다. 하지만 이렇게 자란 아이는 항상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고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열등감 혹은 우월의식을 가진 불안정한 어른으로 자랄 수 있다. 오히려 아이를 있는 모습 그대로 수용해 주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것이 아이의 미래를 위해 훨씬 중요하다. 그러면 아이는 영어 실력과 상관없이 자신을 사랑하고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자랄 것이다. 아이의 비교 대상은 어제의 자신일 뿐, 절대 다른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즉 읽고자 하는 책에서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75%보다 낮으면 어려워서 읽기 힘들고, 75%보다 높으면 너무 쉬워서 홍미를 잃는다.


엄마가 아니라 아이가 좋아하는 책

또 하나, 영어책을 선택하는 데 있어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아이에게 무조건 쉬운 영어책을 읽게 하되,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고르게 해야 한다. 엄마가 좋아하는 책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좋아하는 책에 있어서는 엄마의 기준과 아이의 기준이 다를 때가 많다. 엄마는 어른의 관점에서 좋은 책을 선택하지만, 아이는 자신의 눈높이에서 좋아하는 책을 고른다. 아이는 생김새만큼이나 학습하는 스타일이 다르고 좋아하는 책의 종류도 다르다. 어떤 아이는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는 반면, 어떤 아이는 조용히 앉아 책을 읽거나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재밌지 않으면 책이 아니다

책을 많이 읽으려면 자기 수준에 맞아야 하고, 자신이 홍미를 느끼는 주제여야 하고, 무엇보다 재미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책읽기에 몰입할 수 있다. 재미가 없으면 효과를 얻을 수 없다. 싫은 것을 억지로, 엄마 눈치 보느라, 시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면, 아이는 영어에 반감을 갖게 되고 자신감과 성취감이 떨어져서 제대로 실력을 향상할 수 없게 된다. 당장 영어 성적은 오를 수 있겠지만, 결국 부모 세대처럼 '꿀 먹은 벙어리', '영어 울렁증 환자' 한사람 더 양산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세계 무대에서 자유롭게 영어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자신의 세계를 넓히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실력자로 키우고자 한다면, 처음부터 쉽고 재밌는 영어책 읽기로 접근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크라센 박사의 말대로라면, 그것만이 외국어인 영어를 습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재밌어서 하는 일만이 꾸준히 할 수 있고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아무리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도 좋아서 하는 사람이나 즐기면서 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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