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랜 세월 동안의 기업 경영을 통하여 기업에 대한 몇 가지 원칙을 터득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까지의 저의 기업 경영이 반드시 이 원칙을 따랐던 것은 아닙니다.”

이병철은 조용한 말투로 한국의 장래를 걱정하며 이야기한다. 그의 기업 경영 원칙이란 어떤 것일까? 우선, 기업은 직접 창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신에게 가장 적당한 기업을 생각하고 그런 기업을 창조한다. 그리고 시야를 넓혀 자신의 능력이 미치는 한 어떻게 하는 것이 역사의 흐름에 순응하며 인류의 생활 향상을 위해 필요한 것인지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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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과거의 모든 체험과 지식을 응집하여 직관적으로 방향을 선택하고 결단을 내린다. 이것이 '아이디어'다. 8·15광복-독립의 회복, 대한민국 건국의 기쁨과 조국재건의 희망도 잠깐, 국토는 북위 38도 선을 경계로 남북으로 분단되었고, 더구나 지금 6·25전쟁에 의해 동족상잔의 민족적 비극의 장소로 변하여 불과 3년 남짓한 기간 사이에 모든 국토가 전쟁의 불길에 의해 잿더미 상태가 되었다.
이병철은 폐허와 빈곤에서 빠져 나오는 길은 공업화를 추진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보았다. 그 공업화를 어떤 수단으로 달성해야 할까. 민족자본의 축적은 전혀 이루어져 있지 않았다. 한국에 번영을 안겨줄 원동력으로서의 중심적 역할이야말로 공업 추진이다.
인플레이션 때문이라고 해도 어쨌든 60여 억 원은 거액이다. 이 자금을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그는 이 자금을 자신의 신념에 따라, 죽어서도 세상에 남을 생산사업에 투자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본질적인 회의에서 벗어나자 그는 즉시 그 결심을 행동에 옮겼다. 그의 과감한 사업가 정신이 눈을 뜬 것이다.
“나는 직관적 판단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조사 자료의 수치만으로는 옳고 그른 결론을 내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그럴 때에는 경영자의 직관력이 승패를 좌우한다. 물론 그 직관력은 평소의 치밀한 경영과 풍부한 경험, 그리고 철저한 조사에 바탕을 둔 것이다. 그리고 경영자에게는 이런 직관력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직관에 의한 통찰과 실행에 옮기는 결단력도 필요하다."
그 직관력의 이면에는 한국이 자본주의체제 아래에서 살아갈 것을 선택한 이상 발전을 도모하려면 경제적인 합리성을 기초로 한 경쟁구조를 중시해야 한다는 경제철학이 존재했다.
종이, 의약품, 설탕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좋을까. 선발된 후보는 수입물자 중에서 장래에 국민들이 반드시 필요로 하는 물품-종이, 의약품(페니실린), 설탕이었다. 이것들은 모두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했고, 기술적 문제도 있다. 어떤 것을 선정해야 할 것인가. 그 중에서 국산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물품을 선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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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유능한 사원을 채용했다고 해도 입사 후에 지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는 인재로 육성되지 않는다. 그가 가지고 있는 능력에 맞는 일터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진취적인 성품을 상실하고 무능한 사원으로 전락해버린다. 반대로 입사할 당시에는 그다지 재능이 없는 것처럼 보인 사람도 적절한 지도와 적절한 일터를 제공해주면 우수한 인재로 육성되는 경우가 많다."
이병철의 사원평가는 능력에 관한 독자적인 관점에서 나온다. 그는 인내하는 능력, 노력하는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운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가는 감각과 뿌리를 중시한다.
“서유럽에서는 사원을 평가할 때 선천적인 소질에 80%의 비중을 두고, 미국에서는 반대로 교육 등에 의해 갖추어진 후천적 능력에 80%의 비중을 둔다. 나는 선천적인 소질, 천성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능력에 60%의 비중을 두고, 교육에 40%의 비중을 두고 싶다.”
이런 점에서도 이병철의 독특한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다. "사람은 노력하기에 따라 변한다. 능력도 향상된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에 의해 능력도 향상되지만 누구나 노력을 통해서 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그 사람이 선천적인 소질로서 노력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달린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의 결과 보다는 선천적인 소질 쪽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병철은 노력하는 능력을 가진 사원을 높이 평가했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했다.
“경영자는 노력을 통해서 보람을 얻을 수 있는 일을 끊임없이 찾아내는 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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