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10권을 읽고 1000권의 효과를 얻는 책읽기 기술-이정훈

쭈니의아빠 2023. 3. 27. 20:07
반응형

한동안 책을 손에 놓고 있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문득문득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이다. 그때는 시간과 분량에 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읽어보라. 그 전까지는 책을 잊고 지내도 좋다. 책이 취미가 되기 위해서는 즐거움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진짜 독서는 그때부터다.
 

 
읽고 싶은 책은 본인 스스로 정하세요. 읽어서 즐겹고, 몰입되는 책을 찾아 읽으세요. 그것이 책을 선정하는 첫 번째 기준이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책이란 세상의 평가가 아니라 내가 좋아서 읽는 책입니다. 그것이 독서의 시작이에요. 만화책이면 어떻고, 무협지면 어떻고, 잡지책이면 어떻습니까? 독서에 체면을 앞세우면 책이 자꾸 멀어집니다.
 
 
일단 고전은 어렵기 때문에 인내하면서까지 끝까지 읽어야 할 책이라는 데 동의할 수 없다. 나아가 고전을 읽으면 혁명적이고 천재적인 사고가 가능해진다는 문장에서는 저자가 독서의 순기능을 왜곡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고전이 창의적인 사고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필연적인 결과물일 수 없으며,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인 것만 같은 뉘앙스를 풍기는 것은 읽기의 본질을 왜곡한 것이다.
 
책은 즐거운 것이어야 한다. 즐거운 책이란 단순히 쉬운 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지적 탐구심을 불러일으키는 독서여야 한다.


독서가 생활의 일부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탐구의 즐거움이 전제되어야 한다. 책을 대하는 즐거움이 사라지는 순간, 독자는 연인과 이별하듯 차갑게 책과 결별한다. 애써 붙들고 있어도 지속할 동력을 잃은 이상, 다시 표류하게 된다.



책은 욕망의 대상이 아니다. '혁명적'이고 '천재적'인 사고력을 기르고 싶다면 저자가 주장하는 고역스런 고전 보다는 차라리 여행을 떠나거나, 예술품을 감상하거나, 음악을 듣는 편이 나을지 모른다. 목적에 따라 기획된 전문서나 자기계발서가 아닌 이상 그 어떤 책도 목적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인생의 목적은 결코 하루아침에 발견되지 않는다. 가르칠 수도, 던져줄 수도 없다. 목적은 자신만의 가치를 삶의 전 구간을 통해 찾고, 흔들리지 않게 유지하며, 조금씩 단단하게 구축해가는 과정에서 선명해지기 시작한다. 
 
이러한 가치의 일관성을 비전(vision)이라고도 한다. 이 여정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독자 자신의 몫이다. 책은 질문이며 독자는 질문을 좇을 뿐이다. 어떤 길에 다다를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책을 통해 다양한 생각을 접하고, 깊이 있는 사고를 하며, 자기만의 고유한 결론에 다다르게 하는 창조적 힘의 원천이 바로 책의 본질이다. 산책하듯 책을 대하면 고전도 수필처럼 읽힌다. 아니,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반드시 읽지 않아도 될 책이라면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읽어야 할 상황이라면, 본인이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책으로 시작하세요. 무리하면 싫어지고, 싫어지면 영영 멀어집니다.”
 
재미있게 읽어야 지적 호기심이 발동한다. 바로 그 지점에서 지적 탐구가 시작되고 읽기의 진정한 재미를 발견하게 된다. 재미있어지면 몰입하게 되고, 몰입하게 되면 생각이 깊어진다. 깊게 읽을수록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은 호기심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선순환이 적게 읽고도 풍부한 지식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비결이다.



책에 따라서는 반복해서 읽을수록 마음에 새겨지는 문장들이 있다. 책을 처음 읽는 초독이 전체적인 내용과 눈에 들어오는 정보를 확인하는 차원이라면, 두 번째 읽기부터는 탐독을 한다. 차분히 이곳저곳을 탐험하듯 책을 읽는 것이다. 탐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읽어가며 노트에 기록하는 것이다. 빈 노트 중간에 세로줄을 그어 좌우 면을 나누고서 왼쪽에는 내용을, 오른쪽에는 느낌을 적는다. 왼쪽면에는 몰랐던 사실이나 생소한 용어, 단어, 그리고 마음을 사로잡은 문장을 필사한다. 오른쪽에는 내용의 배경을 조사하거나, 생소한 용어는 사전적 의미를 확인하여 기록해 둔다. 좋은 문장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고, 노트에 같은 주제로 짧은 글을 써본다.
 
탐독하다 보면 책 속에서 파생되는 호기심의 가지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뻗어가는 것을 스스로 체험하게 된다. 역사물을 읽다가 철학의 담장을 넘어서기도 하고, 민속학을 엿보게 되기도 하고, 시와 맞닥뜨리기도 한다. 장르의 경계가 사라지고, 어린 나무가 빛을 향해 새 가지를 뻗듯이 지적 욕구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탐독이 만들어낸 지식의 숲은 넓고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과정이 독서의 진짜 재미다.



의무감을 느낀다거나 읽어가는 즐거움을 잃어버렸다면 당신에게 책은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한 도구로써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즐길 수 없는 책들은 '경쟁'을 전제하는데, 욕망과 경쟁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흥분과 불안이 동시에 마음의 중심을 차지한다. 긴장과 조급함의 힘으로 읽어나가는 책들, 그러니까 수험서나 자격증 관련 전문서, 어학서와 같은 책에 '독서'라는 단어의 뉘앙스는 무척 어색하다. 경쟁하기 위한 책은 수직적 목표 달성을 위해 매우 전투적인 데 반해 '독서'라 부를 수 있는 책은 힘을 빼고 감상하듯 읽어가는 수평적 '사색'을 유지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생각을 요하는 책을 경쟁하듯 거칠게 읽고 있다면 지금의 독서습관에 대한 자가진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식은 받아들이고 나서 내 것이 되기까지 숙성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고 하는데, 파일도서관을 이용하다 보면 이 말을 자주 체감하게 된다. 1.2년 전 읽었던 책을 꺼내 읽다 보면 당시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동이나 지적 호기심이 발동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것은 그동안의 지적 생활을 통해 내 인식의 숲이 예전보다 넓고 깊어졌기 때문이다.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는 안목이 깊어진 것이다. 이러한 깊이가 지적인 무르익음이 아닐까 싶다.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은 좋은 습관이지만, 사실 읽었던 책은 좀처럼 다시 읽어지지가 않는다. 나도 보통의 독자들과 다르지 않다. 책보다 여행을 좋아하고, 독서보다 주말의 낮잠이 훨씬 달콤하다. 우린 정말 피곤하다. 독서가 필요하다는 것쯤은 알고 있지만 달리 실천할 동기가 생기지 않으니 이를 어쩌겠나, 좋아지도록 만들어야지. 즐길 수 없으면 그건 고역이지 않은가.
 
그래서 고안한 것이 '독서노트'와 '파일 도서관'이다.지식을 탐색하고 찾아가는 과정 자체를 '즐기자'는 것이다. 빨리 가려 하지 말고 느리게 읽자는 것이다. 읽기와 쓰기를 놀이처럼 즐기자는 것이다. 색색 펜을 들어 칠하고, 이미지를 그리자.



책을 통해 발견한 지식과 느낌, 그때그때의 감정들을 기록하며 다시 읽는다는 것은 한 번 읽고 덮어버리는 것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서른일곱까지 글이 라고는 써본 적 없던 내가 일 년에 한 권씩 책을 내게 된 것은 소독을 실천해온 덕분이라 감히 확신한다. 적게 읽는 대신 반복해서 읽는 독서습관이 글쓰기의 후천적 재능으로 이어졌다고 믿는다.

나에게 독서노트와 파일 도서관은 '해야 할 것 '이 아니라 '하면 즐거운 것'이지만 그렇다고 내 방식을 독자에게 강요할 생각은 없다. 우리는 각자 뚜렷한 개성을 가진 존재들이니까. 이 중 한 가지만 적용해 보아도 좋고, 둘 다 무시해도 좋다. 도구는 도구일 뿐 진정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철학이다. 이 책의 첫 장부터 끝까지 내가 주장하는 것은 '책을 욕망하지 말자'는 것이다.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라 내면의 성숙됨이야말로 인간이 책을 읽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읽는 인간은 반드시 행복해야 한다.



정훈-독서노트를 써가면서 색깔 펜으로 긋고, 칠하고, 참고 이미지를 출력해서 가위로 오리고 붙이는 작업을 해보세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을 찾아가는 과정의 즐거움을 여러분께서도 경험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고 저와 같은 방식을 강요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도구가 아니라 도구를 쓰는 사용자의 철학입니다. '읽기란 무엇인가'를 우리는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행복하지 않은 일을 참고 계속한다고 해서 그 일이 행복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같이 한번 외쳐볼까요.



탐색한 정보를 직접 만든 독서노트에 기록하는 과정을 지속했더니 다양한 정보의 체계를 노트 속에 축적해 갈 수 있었다. 도구(tool)를 다루는 재미를 그때 처음 느꼈다. 독서노트를 통한 정보의 추적과정을 통해 정보에서 정보로 뻗어 나가는 지식의 체계를 머릿속에 그릴 수 있게 되면서 언어를 사용하는 순발력과 응용력이 좋아졌다. 이러한 능력은 프레젠테이션이나 토론 모임에서 뜻밖의 위력을 발휘했다.

그러한 효과를 체험한 덕분에 이제는 독서노트뿐만 아니라 다이어리까지 직접 만들어서 사용한다. 내가 사용하는 모든 도구들은 나에게 맞게 스스로 개발한 것들이다. 여러분에게도 필요한 사고의 도구는 직접 만들어 사용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맞춰진 틀이 아니라 공의 세계 속에서 자기만의 색깔 있는 기준을 세울 때, 밖으로 표출되는 놀라운 잠재력을 경험할 수 있다.

기성품은 개발자의 사고에 나를 맞춰야 해서 아무래도 불편하다. 반면에 직접 만들어서 사용할 경우 빈 공간에 선을 굿고 구획을 만드는 전 과정을 직접 설계하기 때문에 레이아웃의 구성 원리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맞춤옷처럼 편한 것이고, 편하기 때문에 자유롭다.



손은 '제2의 뇌’라고도 불린다. 뇌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곳이 바로 손을 담당하는 부위다. 인체 각 부위의 운동을 관장하는 부분을 뇌 위에 펼쳐 지도를 만들면 뇌의 운동신경 부위 면적 중 30%가 손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러니 손을 사용하여 긋고 그리고 붙이는 개성 넘치는 자신만의 방법이 창의적 사고를 기르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공은 실체가 없기에 무엇이든 받아들일 수 있고, 자신이 세운 기준이 새로운 우주의 질서가 될 수 있다. 빈 그릇에 무엇을 담아내는가에 따라 실체의 본질이 바뀌듯 빈 노트에 자신의 개성 넘치는 선과 공간을 만들어내는 일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내는 자기계발의 첫 단추가 될 것이다.



읽기가 안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라면 쓰기는 그 정보를 토대로 자신만의 사고를 새롭게 쌓아가야만 하는 수고스러운 과정이기 때문일 것이다. 읽기는 정신의 영역이지만 쓰기는 정신과 육체가 병합되는 과정이다. 그래서 읽기보다 쓰기가 힘들다.
창의는 재능이 아니라 훈련으로 만들어진다. 당신이 독서를 통해 사고의 틀을 확장하고자 한다면 '읽기'와 '쓰기'를 병행하기를 권한다. 적게 읽고, 깊이 읽은 다음으로 책에 대한 감상을 손으로 적어가는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생각을 만들어가야 한다.
'읽기는 쓰기를 통해 완성된다."
 
특히나 비즈니스를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소독(사)
과 함께 독서노트를 작성해볼 것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 한 권을 읽어도 깊이 있게 읽기 바란다.



그런데 책이란 게 뭐예요?
글의 묶음이지요. 글이란 무엇일까요? 생각입니다. 결국 책은 생각입니다. 도구가 아니지요. 그렇다고 해서 아무 생각이나 마구잡이로 써놓는다고 책이 될까요? 책은 세상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야 합니다.



작가를 꿈꾼 적도, 직업적 글쓰기를 할 생각도 없었지만 깊은 읽기의 시간이 차곡차곡 쌓이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글을 쓰게 되었고 돌아보니 책이되어 있었다. 놀라우면서도 자연스러운 경험이었다.
 
'읽기, 때때로 쓰기'의 습관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독서의 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미래가 바뀔 수 있음을 확신한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