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하면서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 '변화'라고 하면 사람들은 더 좋은 직업을 구했는지, 혹은 부자가 되었는지를 묻는다. 최소한 직장에서 고속 승진이라도 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같은 직장에서 같은 직급으로 일한다. 일과 육아를 동시에 짊어지는 워킹맘의 삶도 달라진 건 없다. 독서를 하면서 달라진 건 바로 '나'이다. 우주를 바꾸기보다 '나'를 바꾸기가 어렵다는데 바로 그걸 내가 해냈다.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고, 마음이 평안해지고, 성숙해지는 나를 느꼈다.

이런 변화는 무엇보다도 관계를 통해 드러났다. 아이들, 남편, 직장 상사와 동료들에게 느꼈던 예민함과 피해 의식이 사라지면서 생각에 여유가 생기고 이해의 폭도 넓어졌다. 마음이 편해지니 식욕도 돌아오고, 잠도 잘 잤다. 그리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의욕이 생겼다. 오늘 나는 직장에서 성과를 내는 직장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아이들도 적극적으로 돌보고 있다.
책을 통해 얻은 다양한 지식과 마음의 여유가 기대 이상으로 자연스럽게 나를 변화시켰다.
1천 권 독서법을 통해 나는 정신적으로 큰 변화를 맞이했다. 책을 100권 정도 읽자 마음이 안정됨을 느꼈고, 300권쯤 읽은 뒤에는 누군가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사라졌으며, 500권을 읽고부터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차올랐다. 결정적 변화는 800권 독서를 기점으로 찾아왔다. 800권의 책을 읽자 작가가 되어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서를 하면서 달라진 건 바로 '나'이다. 우주를 바꾸기보다 '나'를 바꾸기가 어렵다는데 바로 그걸 내가 해냈다.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고, 마음이 평안해지고, 성숙해지는 나를 느꼈다. 이런 변화는 무엇보다도 관계를 통해 드러났다. 아이들, 남편, 직장 상사와 동료들에게 느꼈던 예민함과 피해 의식이 사라지면서 생각에 여유가 생기고 이해의 폭도 넓어졌다. 마음이 편해지니 식욕도 돌아오고, 잠도 잘 잤다. 그리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의욕이 생겼다.
나는 그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좋든 싫든 10년만 일해보자!' 하고 굳게 마음먹었다. 그런데 10년이 흐르고 서른두 살이 된 나에게 찾아온 건 전문가라는 명예도, 조직에 적합한 인재라는 인정도 아니었다. 오히려 업무적 소진 상태에 빠져버렸다. 신체적·정신적 기운이 고갈되어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었다. 회사에 출근해서도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몸과 마음이 죽어버린 것처럼 어떤 의욕도 느낄 수 없었다. 직장인으로서 가장 빛나야 할 이 시기에 왜 업무적 소진이 찾아온 걸까? 모두 퇴근한 뒤 텅 빈 사무실에 앉아 곰곰 생각해보았다.
회사에서 10년 넘게 근무하는 동안 자기계발을 게을리한 적이 없다. 경영, 리더십, 조직 관리, 대인 관계 등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 모든 게 조직에 적합한 인재가 되기 위한 노력이었다. 내 후배들이, 팀원들이 조직에 잘 적응하도록 만들기 위한 노력이었다. 결국 내가 죽어라 매달렸던 것은 나 전안나의 지적 재산이 아니라 회사의 지적 재산이었다. '조직 안에서 '나'란 개인은 없다. 10년 동안 일한 사람이 있을 뿐이다. 퇴사하는 순간 나는 '전에 일했던 어떤 직원'으로 기억된다.'
업무적 소진이 찾아온 이유는 바로 이것이었다. 10년 동안 일하면서 업무를 효과적으로 진행하는 자잘한 노하우들을 익혔는데, 사실 누구나 10년을 일하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나는 꾸준히 독서를 하고 있다'고 스스로 위로했다. 명백한 자기기만이었다. 어쩌면 내게 찾아온 우울증은 더 이상 나를 속이지 말라는 책의 경고인지도 몰랐다.
우연히 참여하게 된 독서 강연을 통해 나는 다시 책을 만나기로 결심했다. 그냥 하는 독서가 아닌, 내 삶에 영향을 미치는 독서를 통해 숨통을 트기로 했다.
한 번 몰입하면 웬만한 책은 2~3시간 안에 완독할 수 있다. 읽기만 하는 게 아니라 필요한 부분을 노트에 적기도 하고, 다 읽은 뒤에는 핵심 내용을 간추리기도 한다.
에너지 소진과 열등감, 죄책감에 시달리던 나는 독서를 통해 삶을 바꾸고 싶었다. 먼저 100권을 읽었을 때 마음이 안정되는 걸 느꼈다. 200권을 읽자 반쯤 포기했던 대학원에 붙었고, 독서 능력을 인정받아 장학금도 받았다. 300권을 읽자 열등감이 어느 정도 극복되면서 누군가를 미워
결론은 행동이었다. 독서를 통해 아무리 깨달음을 얻고 지식을 쌓아도 삶에 반영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현실에서 구체화하지 않는 깨달음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나는 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평소 생활에도 최선을 다했다. 14년 동안 결근이나 지각 없이 직장을 성실하게 다녔고, 나를 다섯 번 떨어뜨린 Y대학원에 입학해 과대표도 했다. 자기주도학습 지도사와 독서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두 아이의 양육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에너지 소진과 열등감, 죄책감에 시달리던 나는 독서를 통해 삶을 바꾸고 싶었다. 먼저 100권을 읽었을 때 마음이 안정되는 걸 느꼈다. 200권을 읽자 반쯤 포기했던 대학원에 붙었고, 독서 능력을 인정받아 장학금도 받았다. 300권을 읽자 열등감이 어느 정도 극복되면서 누군가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사라졌다. 500권을 읽자 일상생활과 업무에 적용할 만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서 의욕이 차올랐고, 800권을 읽은 뒤에는 독서를 제대로 이해하고 싶어 '독서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읽는 사람에 머무르지 않고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생각한 것도 이 즈음이다. 그리고 1천 권을 읽은 지금 작가가 되었다.
중요한 건 매일 책을 펼치는 습관의 힘이다.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기운을 얻기 위해 밥을 챙겨 먹듯 책을 가까이에 두고 펼치면 된다. 매일 책밥을 먹자.
책을 읽는다는 건 축복이다. 하지만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은 독서를 사치라 여긴다. 당장 먹고살기도 바쁜데 책 읽을 시간이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직장에서 야근하고, 집에 와서 아이들 돌보고, 집안일까지 하고 나면 정말 손 하나 까딱하기 싫을 정도로 온몸에 진이 빠진다. 그런데 그때 나는 책을 펼친다. 사람들이 독서를 사치로 여기는 까닭은 독서가 주는 재미를 모르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을 보거나 스마트폰을 만지는 것은 휴식으로 여기지만, 독서는 따로 시간을 내어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독서를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시간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똑같은 시간을 가지고도 누구는 책을 읽는 데 쓰고, 누구는 텔레비전을 보거나 유흥을 즐기는 데 쓸 뿐이다.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은 똑같다.
책을 읽으면서 세상에 수많은 독서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냥 맨 앞장부터 맨 뒷장까지 한 권의 책을 읽는 게 독서가 아니었다. 어떤 사람은 책을 뒤에서부터 읽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한 페이지를 넘기는 데 5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만큼 다양한 독서법이 존재한다. 나 역시 1천 권의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맞는 독서법이 따로 있다는 걸 발견했다. 독서법이란 게 특별히 거창한 노하우를 담고 있는 건 아니었다. '즐겁게 오랫동안 책을 읽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이게 바로 독서법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책은 쉽고 편하게 읽는 게 좋다. 단어 하나하나 그 뜻을 헤아리며 읽어야 하는 책도 있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저자와 편집자 역시 독자가 쉽고 빠르게 책을 읽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그만큼 책에서 재미를 느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집중한다.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의 머릿속엔 감동적이었던 몇 장면과 주인공의 대사만 남을 뿐이다. 나는 책도 영화를 보는 것처럼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험 문제를 풀듯이 정독할 필요는 없다. 아무리 재미있는 책도 잘 읽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면 시험 문제와 다를 바 없다. 그럴 바에야 모든 걸 내려놓고 편한 마음으로 읽는 게 낫다. 단어 하나하나를 곱씹을 필요도 없다. 꼭 이해해야 하는 책이라면 다시 읽으면 된다. 기억하자. 책도 영화 보듯이 쓰윽 읽으면 된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듯이 쓰윽 읽으면 된다.
그래서 나는 책을 한 번 읽고 끝내지 않는다. 처음 읽었을 때 별로였던 책도 다시 읽으면 좋은 경우가 많다. 정말 좋았던 책은 여러 번 읽는다. 배경지식이 필요한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이해가 잘 된다. 처음에는 개념을 이해하기도 어렵지만, 그 과정 자체가 배경지식이 되어 다시 읽을 때 더 깊이 파고들 수 있게 된다. 이해하기 어려운 책은 시간을 두고 읽으면 좋다. 예를 들어 리더십에 관한 책은 평직원이었을 때 읽는 것보다 임원급이 되었을 때 읽는 게 공감이 잘된다. 오늘의 나에게 어울리는 책과 내일의 나에게 어울리는 책이 다르다는 얘기다. 그래도 이해하기 어려운 책은 과감하게 포기하자. 나를 탓할 필요는 없다. 여러 번 읽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책은 그만큼 저자와 편집자가 친절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서비스가 엉망인 음식점을 다시 갈 이유가 있을까. 부디 책을 편하게 읽자.
한 권의 책을 읽고 나면 한 가지 이상을 배우며, 자기만의 독서 정리 습관이 있으며, 독서 과정에서 다시 읽을 책과 암기할 것과 업무에 활용할 것들, 도식화할 것들을 잘 활용하여 자기 삶에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리고 독서 과정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갖고 목적적으로 책을 읽으며 반드시 활용하거나 실천하고, 책은 되도록 구입하여 읽고, 책과 함께 인생의 나이테를 만들어가며, 서재를 채운다는 특징이 있다.
의욕을 저하시키는 책은 읽지 않느니만 못하다. 가까운 지인은 어릴 적 엄마가 추천해준 책을 펼쳐본 뒤 책 읽기를 아예 포기했다고 고백했다. 세로쓰기로 쓰인 한자 섞인 글자들을 보니 도저히 읽어볼 엄두가 안 났다는 것이다. 나 역시 읽기 어려운 책은 과감히 포기한다. 순수 과학서나 특수 전공 서적, 800쪽이 넘는 철학책 등은 6개월에 걸쳐 조금씩 읽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책장 높은 곳에 올려놓았다. 언젠가 다시 시도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그럴 생각이 없다. 이렇게 책을 포기해도 되냐고 묻고 싶을 것이다. 물론 그래도 된다. 죄책감 가질 필요 없다.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책을 보면 된다. 반드시 그 분야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해하기 쉬운 입문자용이나 청소년용을 봐도 좋다.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1천 권 독서법>의 첫 번째 효과는 '심적 변화'이다. 책을 통해 열등감을 극복하고, 자존감을 회복했다. 책을 읽는다는 건 다른 세계와 만난다는 뜻이다. 그 만남을 매일 반복하면서 나는 우울증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내 작은 생각에서 벗어나 꿈을 꿀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결론적으로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세상이 바뀌는 건 아니다. 내가 그 증거다. 육아책을 많이 읽었지만 아직도 아이를 키우기 어렵고, 재테크책을 많이 읽었지만 돈을 모으지도 못했다. 책은 책이고, 현실은 현실이다. 다만 책을 많이 읽었더니 전보다 마음이 풍성해지고, 지식과 지혜가 쌓였으며, 스스로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자신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이든 배우는 자세를 얻었다. 직장에서 일을 하며 배우고, 동료에게 배우고, 남편과 시댁과 친정과의 관계에서 배우고, 심지어 아이 축구부 엄마들 모임에서도 배웠다. 주변의 모든 것이 책이고 가르침이었다. 어디서든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책이 준 가르침이었다.
두 번째 효과는 '지적 변화'이다. 누군가를 가르칠 정도는 아니지만, 누구와 대화를 해도 어느 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배경지식이 풍부해졌다. 탈무드 이야기가 생각난다. 부자와 가난한 학자가 배에서 만났다. 부자가 학자에게 두둑한 경비를 자랑하는데 때마침 해적이 나타났다. 해적들은 부자가 가진 돈을 모두 빼앗았다. 그러나 학자가 가진 머릿속 지혜는 결코 빼앗을 수 없었다. 이처럼 책은 결코 빼앗기지 않을 지식을 선물해준다.
책을 다 못 읽었다면 다음 날 읽으면 된다. 억지로 일하는 시간이나 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읽을 필요는 없다. 다만 낭비하는 시간, 예를 들면 아무 생각 없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거나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는 시간에 읽으면 된다.
하지만 나는 그 좋은 책 한 권을 찾기 위해서라도 다독을 해보라 권하고 싶다. 좋은 음악을 고를 때 들어보지도 않고 좋고 나쁨을 판단할 수는 없지 않은가. 자주 들어야 어떤 노래가 끌리는지, 중독성이 있는지 알 수 있다. 책도 마찬가지다. 많이 읽어야 좋고 나쁨을 구분할 수 있다.
나는 1천 권을 책을 읽고 난 뒤에야 겨우 좋은 책 110권을 고를 수 있었다. 출판사의 홍보와 베스트셀러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내가 읽고 싶은 책과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을 구분할 수 있었다. 다독하지 않았다면 결코 알 수 없는 것들이다.
이렇게 독서는 내가 아는 지식과 세계의 벽을 허무는 과정이다. 다독을 하면 수많은 정보를 접하면서 자연스레 다른 분야로 관심을 확장시키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다음에 읽을 책을 선택하게 되고, 배워야 할 것과 하고 싶은 일도 정하게 된다. 책을 가까이할 수밖에 없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다.
질적 변화는 결코 찾아오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갑자기 찾아오는 깨달음이란 없다는 얘기다. 다독의 효과는 바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꾸준히 책을 읽다 보면 내부에서 조금씩, 아주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어느 순간 양적 변화가 질적 변화로 이어지는 임계점을 마주할 수 있다. 이렇게 질적 변화가 일어날 때까지 독서량을 늘려보자. 박상배 작가는 '300권은 씨앗 독서이고, 2,000권은 임계점'이라고 말했다. 나는 300권을 읽었더니 마음의 울퉁불퉁함이 차분하게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고, 800권을 넘기면서 작가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박상배 작가보다는 임계점이 조금 이르게 찾아온 셈이다. 이렇게 사람마다 임계점은 다를 것이다. 스스로 양적 변화에서 질적 변화로 넘어갈 때까지 열심히 다독하기 바란다.
분야의 책들도 업무 능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경영의 책』(이안 마르쿠스 등저 | 지식갤러리),『인사이드 삼성』(배덕상 저 | 미다스북스), 『스티브 잡스』(월터 아이작슨 저 | 민음사),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라즐로 복 저 | 알에이치코리아) 등이 인상에 남는다. 특히 경영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와 전설적인 경영자 잭 웰치의 책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탐독하기 바란다.
개인의 취향도 책을 고르는 데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자녀 교육, 요리, 인테리어, 건강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가슴 높이로 공을 던져라』(황보태조 저 | 올림), 『EBS 60분 부모」(EBS 60분 부모 제작팀 저 | 지식너머),『유대인의 사람 공부』(강윤철 편저 | 스타북스) 등의 책으로 자녀 교육의 기초를 다졌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는 말했다. “소설 속에서는 실제 생활에서 우리가 겪지 못하는 많은 인간을 실제 이상으로 실감나게 겪을 수 있다. 소설에는 인간의 심리가 자세히 묘사되어 있는데, 비즈니스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다. 그러니 우리는 소설을 읽어야 한다.” 나 역시 이성의 벽돌로 견고히 쌓아올렸던 세계에 문학이라는 꽃을 피우면서 더욱 성숙한 눈으로 주변을 살필 수 있게 되었다.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균형 잡힌 독서가 필요하다 사람은 필요성을 느껴야 움직이는 법이다. 아무리 좋은 책이 있어도 내가 지금 처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좋다고 느낄 수 없다. <1천 권 독서법> 역시 그랬다. 처음에는 직장에서 업무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 자기계발과 경제 경영 분야의 책을 주로 읽었다. 다음에는 양육과 가정 살림에 관한 책을 읽었다.
피터 드러커는 3~4년마다 한 가지 주제의 책을 집중적으로 읽고 도전해 성과를 냈으며, 구본형 작가는 균형적 책 읽기로 삶의 질을 끌어올릴 것을 강조했다. 1천 권 독서법은 끝났지만, 2천 권독서법은 이제 시작되었다. 2천 권 독서법의 목표는 균형 잡힌 독서를 실천하는 것이다.
매일 책을 읽는다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매일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매일 무엇인가를 배우고 있다.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끊임없이 받아들이고 내 것으로 만든다.
독서는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무엇을 우선순위에 놓느냐의 문제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업적을 쌓은 사람들은 대부분 독서를 삶의 우선순위에 놓았다. “나는 독서할 시간 때문에 다른 일을 할 시간이 없다.” -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나는 대통령 임무를 수행하는 8년 동안 매일 저녁 하루 1시간씩 독서를 했다.”
나폴레옹이나 오바마는 분명 우리보다 훨씬 바빴을 것이다. 하루 24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서 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조차 다른 일보다도 독서를 우선순위에 두고 책을 읽었다. 그만큼 독서는 다른 일보다 중요하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당신의 시간도 하루 24시간, 사장님의 시간도 하루 24시간, 노숙자의 시간도 하루 24 시간이다. 나도 당신과 똑같은 하루를 산다. 7~8시간은 잠을 자고, 3~4시간은 집안일과 육아를 하고, 8~9시간은 직장에서 보낸다.
22년 동안 성공을 연구한 로버트 마우어 박사는 『아주 작은 반복의 힘』(로버트 마우어 저 | 스몰빅라이프)이라는 책에서 “목표를 달성하는 유일한 길은 작은 일의 반복이다”라고 말했다.너무 거창한 목표를 세워서 하루만 지키기보다, 작은 목표를 세우고 일주일동안 지키는 게 더 소중한 경험이라는 것이다
독서도 환경이 중요하다. 특히 물리적 환경은 독서 습관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고 해서 비싼 장비를 사거나 할 필요는 없다. 책이 읽고 싶도록, 책을 읽기 좋도록, 책상을 비우고 마음에 드는 책을 꽂아두는 정도면 된다. 회사에서는 눈에 잘 보이는 곳에 책 2~3권을 놓아두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상사의 눈치가 보인다면 업무에 관련된 책을 놓아두자. 자기계발 의지가 뛰어난 사람으로 보여 점수를 얻을 수있다.
퇴근 후 집에서 습관적으로 앉는 곳 근처에 책을 두는 것도 좋다. 나는 퇴근하면 습관적으로 거실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틀었다. 그러다 누워서 몇 시간씩 그냥 보내곤 했다. 1천 권 독서법을 시작한 이후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이 낡았다는 이유로 소파를 버린 것이었다. 텔레비전도 방으로 옮기고, 대신 그 자리에 6인용 식탁과 책장을 두었다.
소파와 텔레비전을 없앤 뒤 퇴근하면 거실 의자에 앉아 수시로 책을 읽었다. 가까운 곳에 책이 있으니 손이 안 갈래야 안 갈 수가 없었다. 남편과 아이들도 방에서 텔레비전을 보다 지겨워지면 거실로 나와 함께 책을 읽었다. 나를 위한 선택이 온 가족의 독서 습관으로 이어진 것이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다면 그 사람 모습 속에 보이는 자신의 일부분을 미워하는 것이다. 나의 일부가 아닌 것은 거슬리지 않는다
나는 아이들에게 강제로 공부를 시키지 않는다. 억지로 하는 공부는 효율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아이들의 삶을 불행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학원도 가지 않고, 방과 후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 그런데 오직 하나, 독서 습관은 꼭 만들어주고 싶었다. 특히 첫째는 수학 문제를 풀 때, 계산은 잘하는데 긴 텍스트가 나오는 스토리텔링 문제는 이해하지 못하고 틀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래서 책을 많이 읽으면 이해력이 높아지지 않을까 기대했다. 물론 처음부터 잘되지는 않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에는 1년 내내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잔소리를 했다. 그러면 엄마 말이 무서워서라도 잠깐 읽는 시늉을 했는데, 딱 거기까지였다.
A4 종이 위에 칸을 여러 개 그린 다음 1번부터 200번까지 번호를 매기고, 10번째 순서마다 받고 싶은 선물을 적게 했다. 아이는 좋아라 하며 자기가 먹고 싶고, 받고 싶은 것들을 빠르게 적었다. 효과는 빨랐다. 빈칸에 다 읽은 책의 제목을 적고 목표에 도달하면 원하는 선물을 주겠다고 약속하자, 그날부터 하루에 2~3권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작한 지 5개월 만에 200권의 책을 모두 읽었다. 1년 동안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한 권의 책을 제대로 안 읽던 애가 무려 5개월 만에 200권을 독파한 것이다. 독서 습관도 제대로 잡혔다. 지금은 매일매일 책 읽는 걸 당연하게 여기고, 읽지 못한 날은 스스로 너무 아쉬워한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엄마로서 얼마나 뿌듯한지 모른다.
고전을 읽고 바로 이해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솔직히 어렵다. 오늘날의 시선으로 그 시대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데 만약 이런 고전들을 현대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책이 있다면 어떨까?
사람의 기억 용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록하고 상기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책의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고, 언제든 활용 가능한 배경지식으로 삼을 수 있다.
어떤 방법이 옳고 그르다 말할 수는 없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면 그만이다.
도서를 평가하는 기준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오로지 내가 읽었을 때의 느낌을 기준으로 삼는다
매일 책을 읽는다는 건 뇌에 주름을 하나씩 새기는 일이다. 오랜 세월 인류가 축적해온 지식을 새기고,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감정을 새기고, 선인들이 깨달았던 진리를 새기는 일이다. 그렇게 주름이 쌓이고 쌓여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을 만든다. 그런데 이 과정을 꼼꼼하게 기록해두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책을 읽어도 소용이 없다. 오래 공들여 만든 멋진 모래성도 파도 앞에서는 한낱 모래에 불과할 뿐이다. 책을 읽으며 느낀 감동과 생각을 노트에 바로바로 적어두자. 나는 1천 권 책 가운데 500권 정도를 골라 7권의 노트에 요약 정리해두었다. 이 책들은 내게 특별한 지식과 감동을 선물했던 것들이다. 맘먹고 다시 읽으면 최소 3시간 이상 걸리는데, 이렇게 정리를 해두면 5분 만에 그때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남들보다 더 잘하려고 고민하지 마라. 지금의 나보다 더 잘하려고 애쓰는 게 중요하다.”
독서는 단순히 글자를 읽는 행위가 아니다.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생각하고 정리하면서 내게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저장하는 복잡한 활동이다. 같은 책을 읽어도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른 이유는 바로 머릿속의 배경지식과 논리 회로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내게 맞는 책을 골라야 한다. 그렇게 고른 책이 바로 좋은 책이다. 사람마다 좋은 책의 기준이 다 다르지만, 책을 고를 때 공통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이어야 한다.
고전이나 문학 작품의 경우, 가급적이면 최근에 나온 책을 고르는 게 좋다. 출간된 지 오래된 책은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문법이나 어휘가 달라 읽는 데에도 애로 사항이 많다.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책도 그렇다. 앞서 좋은 책을 고르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기준을 얘기했지만, 굳이 따를 필요는 없다. 그냥 내가 마음에 드는 책이 있다면 그 책이 좋은 거다. 책을 좋아하는 다양한 이유를 만들어보자. 관심 있는 분야나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라면 당연히 마음에 들 확률이 높다. 표지가 예쁘다, 글씨가 눈에 잘 들어온다, 그림이 귀여워서 좋다, 가격이 착해서 좋다, 유명 연예인이 추천해서 좋다 등등 가벼운 이유로도 책을 좋아할 수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상관없다. 마음에 드는 부분이 생기면 일단 그 책은 내 인생에 영향을 미칠 확률이 높아진다.
자기계발서처럼 안 된다고 너무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다. 내게 맞게 변형해서 활용하면 된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경영 분야는 워낙 유명한 고전이 많아서 특정한 책을 추천하기 어렵다. 그래도 내가 읽었던 책 가운데 굳이 몇 권을 꼽자면 『독서경영』(박희준 외 2인 공저 | 위즈덤하우스),『이병철 경영대전』(홍하상 저 | 바다출판사),『경영학 콘서트」(장영재 저 | 비즈니스북스), 『경영이란 무엇인가』(조안 마크레타 저 | 김영사), 『피터 드러커의 최고의 질문』(피터 드러커 등저| 다산북스) 등을 들 수 있다
독서법의 고전'이라 불리는 애들러의 『독서의 기술』, 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 스토리텔링으로 독서 입문 지식을 전달하는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이지성, 정회일 저 | 다산북스), 인문 고전 독서욕을 자극하는 『리딩으로 리드하라』, (이지성 저 | 차이정원)
독서광들의 성공 스토리를 모아놓은『독서불패』(김정진 저 | 자유로), 중국 고전에서 삶의 지침이 될 만한 이야기를 끄집어 엮은 『1일 1독』 (김원중 저 | 민음사), 독서 자체에 인생을 바꾸는 변화의 힘이 있음을 강조하는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 독서법 본깨적』, 독서 습관 만드는 법을 다룬 『2주에 1권 책 읽기』(윤성화 저 |
더난출판사), 쓸데없이 버리는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48 분 기적의 독서법』(김병완 저 | 미다스북스), 독서 장인의 모습을 보여준 『독서의 신』(마쓰오카 세이고 저 | 추수밭) 등이 내가 빌린 책들이었다.
나는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커 드러커의 『자기 경영 노트』 를 읽고 큰 감동을 받아『비영리 단체의 경영』,『프로페셔널의 조건』, 『성공하는 리더의 8가지 덕목』등을 모두 찾아 읽었다. 워낙 유명한 사람인만큼 그의 사상을 쉽게 풀이한 책도 많았지만, 가급적이면 목소리를 생생하게 느끼고 싶어 직접 쓴 책 위주로 읽었다.
진정 가치가 있는 메시지를 담은 책의 저자를 찾으면, 그 저자가 쓴 다른 책을 모두 찾아 읽게나.
내가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한 이유는 '이러다 정말 죽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고, 대학원에 진학한 이유도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서'였다. 그만큼 삶에 대한 절박함이 컸기 때문에 계획을 수정했음에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독서를 포기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책을 펼쳤는데 외국어가 너무 많거나, 어휘가 너무 어렵거나, 번역이 엉망이라면 과감히 책을 덮자. 활자가 작아서 눈이 아프거나, 기대했던 바에 미치지 못하는 책도 과감히 덮자. 독서 의욕을 떨어뜨리는 책은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능력이다.
나도 순수 과학책과 전문 분야책, 800쪽짜리 철학책 등을 6개월에 걸쳐 조금씩 읽다가 결국 포기하고 가장 높은 곳에 꽂아두었다. 그래도 된다. 대신 그 시간에 다른 책을 더 열심히 읽으면 된다. 오랜 기간 책이 안 읽힌다면 아예 '독서 안식월'로 정하자. 강박에 시달리면 쉬어도 쉬는 게 아니다. 마음이 무거워서 놀아도 즐겁지가 않다. 그러니 이럴 땐 아예 안식월이라 생각하고 머릿속에서 책을 깔끔히 지우자.
열심히 노력하는 데도 연애를 못하는 사람을 보며 우리는 이렇게 놀린다. “저 친구는 연애를 책으로 배워서 그래.” 하지만 이는 틀린 말이다. 정말 책으로 연애를 배웠다면 그는 진작 연애를 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만큼 책에는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가 가득하다. 현재 처한 문제를 독서 활동과 연결시켜 해결해보자.
내가 겪은 경험은 단적인 예일 뿐이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으나, 책이 현실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강력하다. 어릴 때부터의 기억이 쌓여 오늘의 나를 만들 듯, 매일 읽는 한 권의 책이 쌓이고 쌓여 10년 후의 나를 만들 것이다. 나는 책으로 일상을 채워가고 있다.
흔히 책만 읽는 사람을 책벌레라고 한다. 그만큼 책을 많이 읽는다는 뜻도 있지만, 썩 좋은 의미에서 쓰이는 말은 아니다. 책벌레가 되고 싶지 않다면 책에서 얻은 정보를 노는 데에도 적극 활용해보자. 먼저 관심 있게 읽은 분야의 책이 무엇인지 떠올리고 따라 해보자. 사소한 실용 분야일수록 좋다. 예를 들어 셀프 인테리어에 관한 책을 읽었다면 철물점에 가서 페인트를 사다 벽에 칠해보자. 텃밭 가꾸기에 관한 책을 읽었다면 베란다에 텃밭을 만들고, 요리책을 읽었다면 냉장고를 뒤져 음식을 만들어보자. 등산 관련 서적을 읽은 사람은 당장 산으로 주말여행을 떠나야 한다. 여행책을 읽은 사람은 비행기표부터 예매하고 계획을 짜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물론 나는 이미 다 해보았다. 특히 올해 초 다녀온 유럽 배낭여행은 내 인생 최고의 행복 가운데 하나였다. 여행책에서 본 풍경과 사람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의 그 기쁨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른다. 책을 통해 이미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꿰뚫었기 때문에 여행을 통해 얻는 기쁨도 두 배로 누릴 수 있다
현대인은 외부에서 오는 각종 스트레스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독서는 이렇게 번잡한 일상의 와중에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사람들 사이에서 방전된 에너지를 채우는 데에는 독서만큼 효과 좋은 방법이 없다. 나 역시 1천 권 독서법을 처음 시작했을 때, 독서를 통해 많은 에너지를 얻었다. 아무 말 없이 3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 책이 주는 에너지를 온몸으로 받아들였다. 업무와 육아라는 현실로부터 한 걸음 떨어진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마음이 편했는지 모른다.어느 자기계발서 제목처럼 정말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은 위대했다.
행위가 아니다. 마음을 정화시키고 치료하는 적극적인 힐링이다. 독서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나 스스로를 독서 감옥에 가두었다. 책을 많이 본다고 해서 성인聖人이 되는 건 아니다. 아마 그랬다면 세상에는 수십, 수백만 명의 성인이 있을 것이다. 단, 꾸준히 독서를 하다 보면(혼자 있는 시간을 갖다 보면) 마음속 불안과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힘을 얻을 수 있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 스스로에게 불만족스러운 마음을 지워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3년 전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했을 때,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불같이 화를 냈을 상황에서도 너그럽게 대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당시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열등감에 가득 차서 나에게 조금만 피해를 줘도 과하게 화를 냈다. 그만큼 삶의 여유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마음이 고요하고 평온해지면서 반대로 다른 사람이 받을 상처를 헤아릴 줄 아는 내가 되었다. 웬만하면 내가 먼저 웃고 손 내밀어 화해를 청한다.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은 그렇게 내 열등감을 치료하고 누구보다 도전적인 사람으로 변화시켰다. 스스로 책을 들고 독서 감옥으로 들어가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책을 읽으며 행복해졌다. 그런데 이 행복이라는 감정은 참 주관적이다. 책을 읽기 전에 나는 매일 8시간 이상 일을 하고, 하루 2~3시간 집안일과 육아에 매달렸다. 이런 생활 패턴은 지금도 다르지 않다. 오히려 대학원에 다니느라 더 바빴고, 애들이 자라면서 손도 많이 가게 되었다. 그럼에도 지금은 행복하다. 도대체 이런 행복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헤르만 헤세는 그의 저서『독서의 기술』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독자들에게 불꽃같은 에너지와 젊음을 맛보게 해주지 못하고 신선한 활력의 입김을 불어 넣어주지 못한다면, 독서에 바친 시간은 전부 허탕이다.”
한 권 책을 읽어나가면서 기쁨이나 위로 혹은 마음의 평안이나 힘을 얻지 못한다면, 문학사를 줄줄 꿰고 있다 한들 무슨 소용인가? 또한 우리는 자신과 일상을 잊고자 책을 읽어서도 안 된다. 그 반대로 더 의식적으로, 더 성숙하게 우리의 삶을 단단히 부여잡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작가의 말처럼 책을 읽는다는 건 우리의 삶을 더 성숙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일상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멀리하지 않고 오히려 기쁨으로 변환시키는 힘, 그 힘이 바로 책 안에 있다.
무엇이 삶을 의미 있게 하는가. 죽음을 생각할 때 삶이 깊어진다.'
삶에서 재앙을 만났을 때, 저자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소리 내어 울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 자기의 길을 걸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최선을 다해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마쳤다. 나라면 어땠을까? 죽음을 기다리면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을까? 주어진 사명을 다하면 하나님이 데려간다는데, 내가 짊어진 사명은 무엇일까? 삶의 마지막 순간에 내가 꼭 가져야 할 의미 있는 시간은 무엇일까? 오랜 시간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나는 다시 책을 펼쳐 들었다.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 뇌는 글의 내용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무서운 책을 읽으면 손에서 땀이 나고, 신나는 책을 읽으면 심장이 빨리 뛰는 까닭은 이처럼 뇌가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평소 창의력이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 독서는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책을 읽으면서 접하는 낮선 단어와 표현법은 뇌의 다양한 부분을 자극한다.
단순히 지적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책을 읽는다면 그건 참 독서가 아니다. 책을 통해 얻는 무엇인가를 통해 내 삶을 변화시켜야 한다. 사람들은 흔히 독서와 업무, 일상을 다르게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독서는 모든 일에 영향을 끼친다. 나는 독서로 공부하고, 일상을 변화시켰으며, 업무 전문성을 높였다.
그런데 2년 전, 갑자기 홍보 업무를 맡게 되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맡겨진 일이었다. 업무를 시작하기 전까지 약 한 달의 시간이 남았는데, 나는 홍보의 홍 자도 모르는 상태였다. 한 번도 관련 교육을 받거나 배워본 적이 없었다. 전임자에게 업무 인수를 받고 사업 계획서와 평가서를 보았는데 정말 뭐가 뭔지 하나도 알아볼 수 없었다. 서점으로 달려가 홍보, 마케팅에 관련된 책을 10권 이상 샀다. 관련 분야의 책을 10권 이상 읽으면 개념이라도 잡히지 않을까 하는 절박한 심정이었다. 『마케팅의 신』(조 비테일 저 | 에이지 21), 「SNS 천재가 된 홍대리』(장경아, 엉뚱상상 공저 | 다산라이프), 『카카오 마케팅 컨설팅북』(오종현 저 | e비즈북스), 『나는 페이스북 마케터다」(구마사카 히토미 저 | 길벗),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바이럴 마케팅』(유성철 저 | 앤써북),『백만 방문자와 소통하는 소셜 홍보 마케팅』(김진 저 | 한빛미디어), 『블로그&키워드 마케팅 전략』(원동욱 저 | 앱북스), 직접 저자 강연을 듣고 구입한 『ONE PAGE 인포그래픽스』(우석진 저 | 샌들코어) 등을 밤낮으로 읽었다.
기본적인 용어와 개념을 익힌 뒤에는 동일 업종 7개사의 온라인 홍보를 종류별로 분석하고, 유사 업종 경력 10년차 홍보팀장을 만나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그렇게 책과 사람을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이미 개설되어 있던 회사 페이스북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5년 간 200명에 머무르던 팔로워 수가 두 배 넘게 늘어 500명이 되었고, 최고 조회 수도 300건에서 600% 증가한 1,800건으로 올랐다. 이처럼 독서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다. 업무를 시작한 지 2년 밖에 되지 않아 전문가라 할 순 없지만, 지금도 꾸준히 관련 분야 책을 읽으며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홍보 천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독서는 타인의 생각이 활자를 통해 내 안으로 들어왔다가 나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 저자와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는 효과가 있다. 철학자 데카르트도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지난 몇 세기 동안 걸쳐 가장 훌륭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다” 고 말했다. 그렇게 얻은 지식과 아이디어는 어떻게든 일상생활로 이어진다. 바로 이 과정이 아이디어다. 책을 통해 얻은 옛사람의 지식과 경험을 현재에 재현하는 것이 아이디어다.
흔히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 말한다. 맞는 얘기다. 찾아보면 전부터 해오던 것들이고, 효과가 없어서 중지된 것들이다. 창의력은 이미 있는 것들을 조금씩 변형하고 개조하면서 발휘된다.
One Book,One Message,One Action. 한 권의 책을 읽을 때마다 한 개의 배움과 한 개의 적용점을 찾아보자. 그냥 읽는 건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을 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배울 점과 적용할 점을 찾아서 나를 변화시켜야 효과가 있다.
책은 이야기다. 책을 읽는다는 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생각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책을 많이 읽으면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향상되어 사회성이 활발해지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책을 읽으면 언어 습득과 일차적 감각을 주관하는 뇌 측두엽에 변화가 나타난다. 이러한 변화는 뇌가 책 내용을 실제로 착각하고 주인공과 교감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질적인 대상과의 교감은 사회성을 기르는 가장 첫 번째 단계로, 이 과정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으면 다른 이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외톨이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취학 전에 책을 많이 읽은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친구들과 더 잘 어울리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만큼 책을 통한 교감이 사회성 발달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나 역시 책을 읽으며 사람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웠다. 1천 권 독서법을 시작하기 전, 나는 학력에 대한 열등감과 업무적 소진,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한다는 자책감에 시달렸다. 자책감은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일부러 힘들게 만든다는 피해 의식으로 발전했고, 스스로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거부하면서 점점 공동체로부터 멀어졌다.
공동체가 주는 안락함이 사라지자 나는 신경질적인 사람으로 변했다. 별거 아닌 말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화를 냈다. 기본적으로 내향적인 사람이라 표현을 많이 못했을 뿐, 마음속에는 늘 화가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가족은 물론이고, 하루에 9시간 이상을 같이 보내는 동료들도 이런 내가 불편했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기 시작한 뒤로는 생각이 바뀌었다. 일상에 지치고, 관계에 지쳐서 자존감 저하를 고민하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내가 아픈 만큼 다른 사람들도 아플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내 상식을 벗어나는 행동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마음이 안정되자 사람들에게 웃으며 대하는 일이 많아졌다. 즉각적인 감정 표현을 억제하고 한 걸음 물러서서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고민할 수 있게 되었다. 마음의 그릇이 넓어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먼저 다가가 말을 건네는 사람이 되었다. 고민을 들어주고 걱정해주는 사람이 되었다. 이런 내가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워서 정말 행복하다.
나는 루저였다. 남편에게는 짜증을 내고, 아이들에게는 화를 내고, 시어머니와는 사사건건 부딪히며 갈등을 일으켰다. 회사에서는 동료들에 대한 피해 의식 때문에 예민하게 굴었다. 하지만 1천 권의 책을 읽은 뒤로는 다르다. 어느 하나 부딪히는 거 없이 잘 굴러간다. 세상이 달라진 건 아니다. 내가 달라졌을 뿐이다. 책으로 가족들을 이해하고 동료들을 이해하는 법을 배웠을 뿐이다. 내가 하루 한 권 책 읽기를 하는 동안 남편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자동차로 왕복 3시간 출퇴근하던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해 사장이 되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던 만큼 나는 남편을 있는 힘껏 돕기로 했다. 긍정적인 말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창업에 대한 책들을 읽고 요약해서 남편에게 알려주었다. 회사 이름도 내가 지었고, 사무실도 내가 알아봐서 계약했다. 자영업자가 3년 이상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이 38.8% 라는데, 다행히 남편의 회사는 그 안에 속해 있다.
회사에서는 다른 동료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전에는 '내가 팀장이니까 내 마음대로 해도 돼!'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피해 의식이 사라지면서 상대방의 의견을 소중히 여기는 법을 깨달았다.
아직은 그냥 상상에 불과하지만, 언젠가는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독서를 통해 새로운 길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꿈을 꿀 수 있다는 것, 독서가 아니었다면 이마저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앞으로 10년 동안 나는 '전안나'라는 퍼스널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부을 생각이다. 자기계발은 내가 깨달은 바를 다른 사람들에게 널리 전달할 수 있을 때 완성된다. 그 형식은 책이 될 수도 있고, 강의가 될 수도 있다. 어떤 형식이든 정당한 대가를 받고 내가 읽은 책들의 지혜를 전할 수 있을 때 내 가치는 빛이 난다.
나의 브랜드화는 크게 두 단계를 거쳐 만들어진다고 한다. 첫 번째 단계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것이다. 그만큼 전문성을 키우고 남들과 차별화된 자신의 능력을 깨달아야 한다. 두 번째는 셀프 리더십이다. 시간 관리, 목표 관리, 자기계발 등 기본적인 자기 관리 능력을 가져야 한다. <1천 권 독서법>은 여러분에게 두 가지를 모두 선물할 수 있다. 하루 한 권씩 책을 읽으면 어느 분야든 남들은 따라 하기 힘든 자신만의 무기를 만들 수 있다. 아니, 아무도 책을 읽지 않는 오늘의 상황에서는 책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능력 개발이고 자기 관리이다.
우리나라에서 일반 대중에게 말과 글이 개방된 지 이제 겨우 100 여년이 지났다. 보통 교육 실시와 인쇄 기술의 발전은 그동안 꽉 막혀 있던 우리의 사고방식을 자유롭게 해주었다. 어느 것에도 구애받지 않는 정신의 자유, 사람들은 책을 읽으며 우물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꿈을 꾸었다. 책을 읽는다는 건 혁명이었다.
신분적 차별이나 폭정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은 현실이라는 감옥에 갇혀 있다. 책을 읽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고 대다수는 반복되는 일상을 감내하며 하루하루 시간을 소비한다. 마치 몇백 년 전 글을 알지 못하는 우리 선조들이 그랬듯이.
한때는 나 역시 그랬다. 그 일상을 견디다 못해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갔을 때 다행히 '독서'라는 구원을 만났다. 지난 3년을 돌아보면 내가 매일 읽었던 책들은 나를 죽음으로부터 구해준 산소마스크 같은 존재였다. 소진된 에너지를 채워주고,열등감을 상쇄시켜주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도전의식을 갖게 해주었다. 하루 한 권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나는 모든 걸 잃었을지도 모른다.
지금도 나는 매일 책을 읽으며 일상을 남다르게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다. 강사와 작가가 되는 꿈을 꾸며 '전안나'라는 퍼스널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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